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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베게밑에 묻어두기 - 걱정인형 이야기

Major Tom 2019. 4. 21. 13:19

과테말라 걱정인형 이야기. 

 

유럽인들의 끔찍한 침략과 내전을 겪은 과테말라. 화산과 자연재해 역시도 그들에게 끊임없는 공포를 주었습니다.

과테말라 고산지대 원주민들, 마야 인디언들에게 고통을 버티게 해준 작은 위로 수단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이 걱정인형입니다. 

과테말라 원주민으로부터 시작된 걱정인형

걱정으로 잠을 못이루고 있을 때 마야의 어린이들은 이 ‘걱정인형’에 걱정거리들을 한가지 씩 속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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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그리고는 인형을 베게 아래에 조용히 둡니다.

혹여나 인형이 고민으로 인해 다칠 수도 있으니 몇번 쓰다듬어 준 다음 잠에 듭니다. 

 

실제로 걱정이 없어졌을 지는 모르지만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마야 어린이들은 걱정인형에게 걱정을 얘기하고 나면 편안하게 잠을 잔다고 합니다. 

 

걱정 인형은 보통 1~2cm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형은 보통 손으로 직접 만들며, 나무나 철사로 틀을 잡은 다음 솜이나 흙을 넣고 전통 천이나 실로 예쁘게 꾸며주면 완성됩니다. 

 

보통 걱정 인형을 선물할 때는 여러개를 주는데, 이유는 하나의 인형이 고민거리를 들어주고 나면 지치기 때문에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해서 그렇다고 하네요. 6개가 묶음이니 걱정 6가지를 대신 있겠네요.

 

- 걱정인형 상표권은 누구에게? 걱정인형 법정싸움 

 

최근에는 걱정 인형을 판촉 캐릭터로 삼아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2009 국내 중소 기업이 워리(Don’t Worry) 걱정인형이라는 상표를 출원하여 상품으로 판매하였고, 2011 7월에는 메리츠화재가 자사 광고와 마케팅활동에 걱정인형을 활용한 있습니다. 

2011년 7월부터 메리츠화재에 사용된 걱정인형

관련 기사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MERITZ’ 이니셜로 삼아 각각 메리, 에코, 라라, 인디, 타타, 찌지리라는 걱정인형을 각각 만들었고, 이들 인형을 보험상품과 연결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취했습니다. 물론 효과적이었죠. (근데 이름이 하필 찌지리일까요..) 

 

재밌는 것은 중소기업이 메리츠화재가 자신의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상표권침해금지 소송을 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애초에 걱정인형은 과테말라의 원주민들에게서 나온 것인데 중소기업이 상표권침해 소송을 냈다는 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그건 둘째치고…) 

 

하지만 재판부에서는상표 출원 전에 걱정 인형 전설은 책과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이름 역시독창적인 관념이나 사상을 포함하고 있지 못하다 판시하며 메리츠화재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아무튼, 주변 친구들이 걱정으로 밤잠 못이루고 있다면 걱정인형 하나 선물해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포토샵 배운김에 만들어본 걱정인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