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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의 시대는 이제 끝내야한다.

by Major Tom 2019. 10. 15.

오늘도 하루가 끝나갑니다. 세상은 온통 시끌시끌 한 얘기로 가득하더군요. 가령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나 설리의 자살, 그리고 북한에서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월드컵 예선전 경기나 키움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으로 말이에요. 그 중에서 저는 설리의 자살에 대해서 한번 말하고 오늘 하루를 끝내고 싶네요. 

설리라는 연예인에 대해서 그 동안 크게 관심가져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저 인기가 많은 가수이자 배우였고 인스타도 매우 자주하며 자신만의 신념이나 고집이 있어서 그런지 쉽게 악플에도 굴하지 않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더군요. 가장 악플이 많이 달렸을 때.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는 가장 논란이 많았을 때가 낫겠네요. 그 때는 바로 설리가 노브라 선언(?)을 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안에 속옷을 입든 안입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에 불과한 것인데 이것에 대해 왈가왈부 했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우스운 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에게 과연 이 악플들이 우습게만 다가왔을지는 의문입니다. 아무리 당당한 연예인이라도 수십 수백만개의 악플을 마주하면 속으로는 굉장히 상처받았을 것이 당연합니다. 악플 특성상 받는 사람은 한 명인데 보내는 사람은 여러 명입니다. 보내는 부담은 매우 적지만, 다르게 말하면 키보드로 악플을 치기는 굉장히 쉽고 가벼운 일이지만 받는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지요. 

설리의 자살이 기사화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게 되는 그 즈음에도 악플은 사라지지 않더군요. 최근에 봤던 가장 충격적인 자료는 어떤 사람이 '설리야 죽지마 ㅜㅜ 악플러는 다 죽어야해 ㅜㅜ'라는 뉘앙스의 댓글을 설리 기사에 어제 달았는데 그 사람의 이전 댓글 목록에는 악플로 가득하더군요. 심지어 설리를 향한 악플도 있었습니다. 끔찍하기 짝이 없었죠. 그 사람은 본인이 악플러인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악플이 너무 심해져 법으로 규제하거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종종 나옵니다. 하지만 이것은 바람직한 방법은 아닐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을 법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과도하게 법에 의존하는 습속을 낳습니다. 이런 사소한 소통의 영역에서까지 사법기관이 침투하여 감시하고 처벌한다면 표현의 자유에 심각한 제약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연히 악플을 그대로 놔둘수는 없습니다. 법적인 해결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우리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악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 사이에서의 자정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이죠. 악플을 보았을 때 확실히 No라고 말할 수 있고 가벼운 장난처럼 보이더라도 상처를 줄 수 있다면 그만두게 하는 것이 바로 시민들의 자정능력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도 국민의 의견을 대변해서 국회의원들이 만드는데, 그런 시민들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못하고 법에 맡기는 것은 주인의식을 잃어버렸다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설리의 죽음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죽음의 이유가 악플 때문인지는 현재로서는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설리의 죽음을 계기로 악플에 대항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한 청춘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온오프라인 상에서의 악플을 우리 스스로 물리쳐나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