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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3

#책후기_태백산맥(조정래) 7권 중 일부 「태백산맥」이란 책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10권) 전체를 리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나는 사실 매번 책을 볼 때마다 놀란다. 도저히 한 사람에게서 나올 수 없는 글솜씨다. 극우파부터 극좌파, 노비에서부터 국회의원까지 수직적 수평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태백산맥」에 등장한다. 그냥 등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래 작가는 각각의 캐릭터가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그 캐릭터의 행동과 사상을 매우 깊은 수준까지 묘사한다. 정말 문장 하나하나가 말그대로 주옥같고 대화와 행동에서 드러나는 사상적인 깊이가 끝을 마치 알 수 없는 우물같다. 등장인물들이 실존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오늘 언급하고 싶은 부분도 그 주옥같은 대사 중 하나이다. 7권은 6.25전쟁이 한창 발발하고 있을때의 이야기다. .. 2020. 4. 23.
광복 후 선택의 순간, 우리의 선택은 치명적이었다. <태백산맥> 요즘 조정래 선생님의 을 다시 읽고 있다. 3권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서민영 선생이 김범우와 손승호에게 광복 이후 한반도의 행보에 대해서 말하면서 나온 구절이다. “우리의 현실을 단적으로 진단하자면, 민족을 위한 이념이냐, 이념을 위한 민족이냐, 두 갈래 길일 것일세. 전자를 택하는 경우 민족은 하나가 되고 선택할 이념도 다양해지고, 후자를 택하는 경우 민족은 분열되고 이념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고 마는거지. 일단 우리는 후자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네” - 태백산맥 3권, p249 정말 뼈에 와닿는 분석이 아닐 수 없다. 광복 후 혼란한 시절 속에서 민족을 위해 이념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을 축으로 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민족을 축으로 했다면 이념은 선택사항이 되기 때문에 순수한.. 2019. 12. 9.
자기의 이유/자유- 타인의 논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찾는 것 (조정래 <태백산맥> 中/신영복 <담론> 中) 조정래 선생님의 대하소설 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11월 초순으로 접어들면서 이상한 변화가 일어났다. 까마귀떼가 하늘을 덮기 시작한 것이다…사람들은 그 검은 새떼가 갈숲으로 내려앉는 것을 보며 진저리를 쳤다. “저눔에 것덜이 필시 피냄새럴 맡은 모냥이구만.” “금메 말이시, 본시 시체 뜯어묵고 사는 저승새라고 안 허등가” “저눔의 까마구는 까치허고는 달리 흉조는 흉조여 …”” 전라도 사투리를 정말 현장감 있게 담아내고 있는 조정래 선생님의 뛰어난 글솜씨도 볼거리 중 하나이지만 오늘 주목할 것은 까마귀가 부정적 의미를 담은 새라고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중 이 문장이 나오는 챕터에서는 산속에 숨어있던 좌익 세력들이 동무를 말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읍내를 잠입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2019.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