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대교 옆 홍제천을 지나가던 길이었다. 하늘에서 백로 한마리가 날아와 강 위에서 먹이를 찾고 있었다. 기쁜 마음에 얼른 자전거에서 내려서 백로를 찍기 위해 나섰다. 마침 줌렌즈를 장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멀리서 몇장 찍었지만 마땅치 않았다. 백로를 더 자세히 찍기 위해 풀숲으로 들어서던 순간 백로가 눈치채고 다시 멀리 날아가버렸다. 왠지 맛있는 점심식사를 방해한 것 같은 기분과 백로 사진을 놓쳤다는 실망감이 동시에 밀려들어오며 아쉬움에 젖었다.
하지만 몇걸음 지나지 않아 또하나의 백로를 발견했다. 이번에는 전과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조용히 나섰고 그 결과 안정적인 사진 하나를 건질 수 있었다. 다행히 이전 백로보다 배경도 더 좋았고 숨도 참으면서 더 신중하게 찍었다. 다른 사진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게 가장 마음에 드는 것 같다. 동물을 촬영하는 것은 확실히 쉽지 않다. 언제 날아갈지도 모르고 이동하는 순간 초점이 맞지 않아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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