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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쎄이

오늘 하루 총평 - 별점은 4개정도

by Major Tom 2020. 4. 8.

오늘 하루 총평- 별점은 4개 정도 

그다지 완벽한 하루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다. 중간값인데도 불구하고 3개를 주지 않고 4개를 준 이유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오늘 해야 할 분량을 완벽하게 마쳤기 때문이다. 아주 자랑스럽다. 이런 집중력이 또 나올 수 있을지 싶다. 

오늘 내가 신경쓰였던 것 중에 한가지는 커뮤니티에 댓글을 단 것 때문이었다. 특별한 댓글은 아니었고 단순한 질문이었다. 어떤 사람에게는 상식선상의 질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댓글을 쓰면 문제가 되는 것이, 댓글을 쓰고 난 뒤에 그 댓글이 옳은 댓글이었는지 생각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비추천을 하지 않을지 고민하게 되며, 혹시나 멍청한 말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는데 셀프 모니터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별히 내가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하지 않고, 그리고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지 않고 여기에다가 자유로운 글을 적은 까닭은 아무래도 내가 나임을 인터넷 상에서만큼은 밝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으므로 이 공간은 사실 깊게 파고들지 않으면 나라는 것을 알수 없을 만큼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타인의 시선을 걱정한다. 그 커뮤니티에서의 댓글 또한 아무도 나라는 것을 특정해 낼 순 없다(일반적인 경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나 자신을 감시하고 감독한다. 하지만 타인을 고려하지 않고 내가 하고싶은 말을 뭐든지 내뱉는 것이 얼마나 옳지 않은 것임을 알고 있다. 그 사이의 선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 것일까? 

공자는 50세가 되어 하늘의 뜻을 알았다고 했는데, 이 순간부터 공자는 어떠한 말을 하든지 간에 덕에 어긋나지 않는 말이 된다고 했다. 공자는 자기가 하고싶은 말을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지만 이미 이 사람은 아무렇게나 해도 도덕에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나도 그정도 경지에 이르러야 이러한 고민이 사라지는 것일까? 내가 하고싶은 말, 내가 하는 행동, 내가 하는 생각들이 어떻게 하더라도 진리와 도덕에서 벗어나지 않게 되는 그 순간은 사실 정말 꿈만 같은 순간일 것이다. 그 순간에 이르러야만 나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순간에 이르러야만 세상의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 판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할 것이다. 공자의 '논어' 중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다. '배우고 그것을 익히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뜻인데, 위의 맥락에서 이 말을 해석해본다면,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도덕을 몸에 완전히 익힐때가 된다면, 그리하여 세상에 바로 서고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행복한 것이라는 뜻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일반적인 해석은 배우고 익히는 것, 배움 그 자체가 즐겁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해석은 읽는 사람의 자유니깐. 

하루 총평을 간단하게 쓰고자 했는데 이상한 이야기로 길이 샌 것 같다. 역시 아무말이나 길게 적는건 재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