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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쎄이/순간의기록

#39번째순간- 가을옷 입은 남한산성

by Major Tom 2020. 11. 2.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 가볍게 저녁에 밥이나 먹을 생각이었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고 단풍도 너무 예쁘게 물들었고 드라이브도 하고 싶었고 여행도 하고 싶었기에 그린카 빌려 남한산성 가기로 했다. 토요일 오후에 차를 타고 나들이를 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그래서 주말에는 차가 막힌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있었다. 평소 1시간 내로 갈 수 있는 길을 1시간 반이 걸려 도착했다. 문제는 남한산성에 도착한 것이 아니라 점심을 먹으러 도착한 것이었다는 점. 

참고로 점심을 먹은 곳은 숙이네 분식이라는 즉석떡볶이 집이었는데 남한산성입구역 근처에 있다. 평점이 굉장히 높은데, 실제 먹어본 결과 엄청나게 뛰어난 맛은 아니다(라고 하지만 싹싹 긁어먹었다.) 마지막에 볶음밥까지 볶아먹으면 금상첨화. 볶음밥이 배부른데도 계속해서 들어갈만큼 맛있다.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3명이서 즉석떡볶이 중, 라면사리 두개, 볶음밥까지 시켜먹었는데도 2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 덕분에 외식포인트를 쌓으려던 기회는 날아가버렸다고 한다(...). 

숙이네분식

숙이네 분식에서 또 남한산성까지 거리는 사실 매우 가까운 편인데 우리는 1시간 반이 걸려서 겨우 도착했다. 왜냐하면 가는 길에 을지대 적성고사보는 인파들이랑 겹쳐서 막혔고 또 남한산성에 오는 차량이 굉장히 많아서 걸어가는 속도랑 비슷하게 언덕을 올라갔기 때문이다. 사람이 굉장히 많고 차도 굉장히 많아 주차할 자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버스 한대가 지나갈때마다 사람들이 가득가득 차있고 버스정류장에도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줄을 서고 있기 때문. 그래도 그렇게 느린 속도로 올라가더라도 풍경이 너무 예뻐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남한산성 행궁과 단풍

남한산성에서 제일 유명한 것은 수어장대라는데 그것을 보기 위해서는 남문으로 올라가는 것이 가장 빠르다. 행궁을 통해서 수어장대로 가는 길은 막혔고 서문으로 나간다음 수어장대로 가는 길 또한 막혔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간에 쫓겨 결국 수어장대는 보지 못했다. 행궁은 남한산성과 별도로 입장료를 따로 받는데 어른 기준으로 2000원 정도였던 것 같다. 사실 행궁에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밖에서만 봐도 예쁘다. 

남한산성 행궁과 단풍 

우리나라 기와와 단풍은 항상 잘 어울린다. 

남한산성 행궁과 단풍
남한산성 행궁과 단풍

참고로 이쪽 길로 오면 올라가는 길이 없다. 공사하느라 막아놨다고 한다. 남한산성으로 올라가려는 사람이 있다면 행궁쪽으로는 가지 말자. 

서문에 있는 전망대

사실 우리는 수어장대로 가는 길을 찾아 서문으로 올라온 것이었는데 (남문으로 가야 볼 수 있는 것을 몰랐다), 수어장대는 못보고 우연히 서울 전망대를 찾았다. 서문에서 오른쪽 길로 30초만 올라가면 바로 전망대가 있는데 살면서 서울을 가장 넓게 볼 수 있는 장소가 여기인 것 같다. 광각 렌즈가 없는게 매우 아쉬울 정도다. 사진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넓은 광경이 보인다. 남산에서, 북악 스카이웨이에서, 관악산 정상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서울을 넓게 볼 수 있다. 석양이 지는 방향이기 때문에 일몰을 봐도 굉장히 멋있었을 것 같다. 수어장대 말고 이 전망을 보고 싶다면 서문으로 올라가는 길을 찾아보도록 하자. 

우익문

서문 이름이 우익문인가보다. 처음에는 북문인줄 알았다. 

남한산성 외곽 성벽

서문으로 가면 서울 전망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남한산성 안으로 가는 둘레길이 막혔기 때문에 남한산성 외곽으로 도는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그 등산로로 1시간 정도 걸으면 남문으로 갈 수 있다고 하니 시간이 많다면 한번 걸어보시길. 

시간이 없는 우리는 결국 갔던 길을 되돌아갔다. 

성벽과 단풍이 멋지니 봐주기로 한다. 

그래도 단풍이 엄청나게 많은 코스는 아니기 때문에 단풍구경 오신 분들은 남문으로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