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보는 이야기들/책 후기

만들어진 유대인 - 슐로모 산드

by Major Tom 2022. 10. 8.

한겨레 신문 책 추천란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한 번 읽어봐야겠다고 메모장에만 적어놓고 이제야 빌려서 읽어보았다. 의외로 상당히 두꺼운 책이라 놀랐다.

기본적으로 책 저자는 이스라엘이 유대 민족의 국가여야 한다는 전통적인 주류 의견에 대해 반대 의견을 취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민족의 개념부터가 모호하며, 이스라엘의 역사가들, 정치인들, 교사 등이 유대 민족의 국가라는 하나의 신화를 만들기 위해 역사적 사실들을 선택적으로 취하였다고 본다. 이스라엘이 유대 민족 국가인 동시에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것은 모순이며 결론적으로 이스라엘 내의 모든 구성원들을 대표할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우 짧은 이 요약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굵직한 논의들이 많다. 되도록 직접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해 처음 읽은 사람이 읽기에는 다소 어려운 책이다. 기본적으로 개론서보다는 학술 서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현재 이스라엘 역사의 주류 의견을 구성하는 학자들의 계보와 주장들을 살펴보며 하나 하나 반박해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초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19세기 이전 역사를 설명하는 부분은 너무 자세히 읽을 필요는 없고 전체적인 뉘앙스를 읽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이 민주주의 국가인가에 대한 논의를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루는데 이 부분은 이 책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못지 않게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고 있다는 측면에 주목한다면 민주주의 국가임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주류 의견이 그러하다. 그러나 유대 국가라는 정체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유대인이 아닌 이스라엘인의 기본권은 적절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민주주의, 자유주의 국가라는 점이 의심스럽게 보인다. 유대 국가라는 정체성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존립 근거이므로 이를 쉽게 부정하기도 어렵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특수성을 잘 탐구한다면 무엇이 민주주의인지, 민주주의의 요소가 무엇인지에 관한 논의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