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군주론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프랑스 혁명 이후 공화정, 귀족정, 왕정, 제정까지 다양한 정치체제가 들어선 가운데 그 움직임의 중심 역할을 하던 군중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분석한 이가 있으니 바로 귀스타브 르 봉, <군중심리>의 저자이다. 내가 단순히 현대판 <군주론>이라고 칭한 이유는 군주론과 내용이 비슷해서가 아니라 (어떤 측면에서 보면 비슷하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굉장히 현실주의적인 면에서는) 워딩이 굉장히 적나라해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시작하는 서장에서부터 저자는 군중을 이렇게 설명한다.
“군중은 오직 파괴하기 위한 힘밖에 없다. 그들의 지배는 항상 야만적인 상태의 한 단계를 의미한다. 문명은 정해진 규칙과 규율, 본능적인 것에서 이성적인 것으로의 이행, 미래에 대한 예측, 높은 수준의 문화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군중은 이 모든 조건을 절대 실현하지 못한다는 것을 지금까지 변함없이 보여주었다.”
처음 책을 읽는 독자는 반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군중이란 말을 흔히 대중이란 말과 비슷하게 인식하기 마련이고, 따라서 군중에 대한 처절한 비판은 결국 일반 시민들을 얕잡아보는 엘리트주의적인 사고방식처럼 느껴져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정의하는 군중은 ‘국적과 직업, 성별을 불문하고 또한 그들이 어떤 우연한 계기로 모였든지 상관없이 어떤 개인들의 집합’이다. 즉, 계층과 직업, 엘리트든 시민이든, 지배층이든 피지배층이든 상관없이 개인들의 집합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일반 시민들 사이의 군중을 이야기하는 한편 의회에서의 군중(국회의원 무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시민에 대한 것이 아닌 말그대로 개인들의 집합, 즉 군중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하고싶은 얘기, 남겨두고 싶은 말이 많아서 이번 책 후기는 여러 편에 나눠서 서술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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