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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보는 이야기들

#짧은후기_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_ 3

by Major Tom 2019. 9. 25.

이전 글들에 이어 이번엔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형성하는 직,간접 요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이전 글은 아래 링크를 통해 들어갈 수 있다. 

2019/09/18 - [짧은_이야기들] - #짧은후기_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_ 1

 

#짧은후기_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_ 1

현대판 군주론이 있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프랑스 혁명 이후 공화정, 귀족정, 왕정, 제정까지 다양한 정치체제가 들어선 가운데 그 움직임의 중심 역할을 하던 군중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분석한 이가 있으니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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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 [짧은_이야기들] - #짧은후기_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_ 2

 

#짧은후기_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_ 2

1부. 군중의 심리구조 1부에서는 군중의 일반적 특성, 군중의 감정과 도덕성, 군중의 사상, 추론, 상상력, 군중의 확신이 띠는 종교적 형태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즉, 군중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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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심리 2부에서는 ‘군중의 여론과 신념’에 대해서 다룬다. 저자는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형성하는 간접 요인과 직접 요인을 설명하고 군중의 지도자와 그들의 설득수단, 그리고 군중의 신념과 견해가 갖는 다양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형성하는 요인에는 인종과 전통, 시간, 정치제도와 사회제도, 그리고 학습과 교육이 있다. 19세기에 쓰인 책인만큼 군중의 성격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인종’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인종의 문제라기보다는 국가와 그 국가의 문화에서 나타나는 시민성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해석하더라도 맥락 상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책 전반적으로 ‘인종’과 ‘민족성’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뉘앙스를 품고 있는데, 이 부분은 시대적인 한계를 고려하여 해석하는 것이 맞다. 

인종과 더불어 언급되는 전통은 군중이 완강한 보수주의적 성격을 띠게 만든다. 특히 특권계층으로 이루어진 군중에서 이런 경향은 두드러진다. 시간은 군중의 견해와 신념이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고 서서히 시간이 지나며 그 토양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언급하였다. 

정치제도와 사회제도 역시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형성하는 요인인데, 여기서 저자는 다시한번 ‘민족성’을 강조한다. 

 

“어떤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민족성이지 정부가 아니다.” 

 

이것도 시대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민족성’은 유전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면서 정치제도와 사회제도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다. 저자는 이런 ‘민족성’이 인종의 산물이라고 말하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족성’이라는 단어보다는 ‘습속’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정치제도와 사회제도가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형성하는 간접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교육이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형성하는 간접 요인이라는 것을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교육이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쳐서 인상깊었다기보다는 이 파트는 교육에 대한 다른 통찰을 제공한다.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자

 

“수업을 듣는 것, 문법이나 요약집을 암기하는 것, 복습하는 것, 모방하는 것, 이런 것들이야말로 아무리 애를 써봤자 결국 교사는 절대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고 믿는 일종의 신앙 행위나 다름없어 우리를 정신적으로 쇠약하고 무능한 존재로밖에 만들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교육이다.” 

 

암기식 교육의 문제점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극도로 제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말하는 것처럼 교사와 교과서의 무오류성을 무의식적으로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암기식 교육이 간접적으로 교사의 권위를 강화하고 학생과의 거리를 두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아시아 대륙에서 특히 암기식 교육은 두드러지는데, 우연찮게도 아시아 대륙에서 교사의 권위는 타 대륙에 비해 강하다. 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구절이다. 

 

또 다음과 같은 문장을 보자 

 

“국가는 교과서의 힘을 빌려 각종 졸업장이나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들을 대량생산해내지만 그들 중 아주 적은 숫자만 이용하고 다른 사람들은 실업 상태로 방치한다. 그 결과 국가는 전자들을 먹여 살리는 데 급급하여 나머지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어버린다. 지금 사회계층 피라미드의 최하층부터 최상층에 이르기까지, 즉 말단 서기에서부터 대학교수와 도지사에 이르기까지 졸업장이나 자격증을 가진 무수히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으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사업가들이 식민지에 파견할 직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구직자 몇천 명이 말단 공무원이라도 시켜달라고 아우성친다. 교원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으면서도 발령을 받지 못한 남녀가 센 구(區)에만 2만 명이나 되지만, 그들은 시골이나 공장에서 일하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하면서 자신들을 먹여 살려줄 것을 국가에 요구한다. 채용 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불평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숫자는 엄청나게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은 지도자가 누구건, 어떤 목표를 노리건 간에 상관없이 여차하면 혁명이라도 일으킬 태세를 갖추고 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지식을 획득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반란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출처: 군중심리 | 귀스타브 르 봉, 이재형 저

 

19세기의 프랑스 모습이나 현재 우리나라의 모습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놀랍다. 암기식 교육을 통한 인재의 대량생산은 대학 졸업까지는 가능할지는 모르나 일자리는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취업을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국가에 대한 불만은 쌓여간다. 시대는 다르지만 암기식의 정형화된 교육이 사회적 불만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통찰력있게 묘사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저자는 학교에서의 교육보다 직업 체험을 통해 직접 얻어지는 경험을 강조하고 있는데 현재 독일의 교육 모델이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에서는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은데 그 이유는 애초에 공부를 더 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은 전문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진로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진로는 오히려 대학을 가는 것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 부분은 군중심리의 중심 내용과는 맥락이 살짝 다르지만 교육에 대한 명쾌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군중의 견해와 신념을 결정하는 직접 요인으로는 이미지, 단어, 문구, 환상, 체험을 제시하고 있는데, 다른 요인들은 직관적으로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