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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보는 이야기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과 중국인 차별 사이

by Major Tom 2020. 1. 28.

전국이, 아니 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뉴스에 의하면 벌써 중국에서는 2000여명 이상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알려졌으며 우리나라에도 벌써 4명이나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하루에 한 두번씩 재난 경보 문자가 오고 대중교통이나 공공시설 벽면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해야 할 필수 수칙들이 붙어 있다. 내가 일하는 복지관 엘리베이터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규칙들이 붙어 있다. 메르스 때처럼 다시 보이지 않던 손소독제가 등장했고 여기 저기 알코올 냄새가 나고 있는 이 방에서 나는 일반적인 날들보다 3,4배 더 많이 손을 씻고 글을 쓰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우한이라는 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초기에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이름대신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가 언론사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사용되었다. 전쟁이나 전염병, 자연재해 등 대형 사고가 발발했을 때 사실과 가짜 뉴스를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진다. 이미 유튜브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별거 아니라는 말부터 세상 최대의 악재라는 수식어까지 붙여가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여러 가지 ‘썰’들이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사람들의 반응들이 중국 혐오 또는 중국인 혐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복기일때도 전염성이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경향성을 강화한다. 마치 중국인 전체가 바이러스 덩어리이며 중국인들이 또한번 세계 전체에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듯이 말이다.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에도 꾸준히 존재했다. 특히 지난번 홍콩 시위와 관련해 대학가에서 일부 중국인들이 홍콩 시위는 민주화 시위가 아니라 폭동이라고 주장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중국인 전체에 대한 욕이 이어졌다. 기존에 있던 중국인 혐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더욱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간단하게 사실만 정리하자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우한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중국 우한에 거주했거나 여행했던 사람 누구나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이나 최근에 우한에 다녀온 중국인이 아니라면 한국인이나 여타 다른 외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전염 위험성이 없는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염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을 조심해야지 중국인을 조심해야 할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무차별적인 중국인 혐오는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예방과 치료를 어렵게 하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중국인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은 자칫 이미 감염된 외국인들의 전파가능성을 경시하게 될 가능성이 있고, 혐오 정서는 감염된 중국인들이 치료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거나 방문하게 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가 아니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을 보며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라며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라기보다는 위에서 말한 맥락을 생각했을 때 전염병의 치료와 예방을 위한 올바른 조처이다. 우한을 조심하는 것이 아니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혐오 정서를 근거로 한 여러가지 가짜 뉴스들이 제대로된 예방과 공공위생 확보를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