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스젠더 여성이라고 적는게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트렌스젠더 뒤에는 바뀐 성별을 적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짐작하고 이렇게 쓰도록 하겠다. 이번에 태국에서 성전환수술을 마치고 법원에 성별정정신청을 해서 여성으로 인정받은 트렌스젠더 한 분이 숙명여대 법과대학에 합격했다고 한다. 여기에 붙여지는 타이틀은 ‘국내 최초의 트렌스젠더 여대 합격자’이다. 여기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데, 특히 숙명여대 내부 학생들의 의견이라고 보도에 나온 의견들이 특히 눈에 띤다. 여러 기사에 의하면 일부 숙명여대 학생들은 이 트렌스젠더 여성의 여대 합격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였다고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1/0011371619
물론 대학얘기를 다루는 기사들 특성상 사람들이 의외라고 생각할만한 의견이 있으면 더욱 더 강조하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이를 배제하고서라도 여대에서 오히려 다양성을 거부하는 의견이 다수 나온 것은 의외라고 할 것이다. 여대 자체가 가부장적 남성중심사회의 견고함에 균열을 주고 성평등과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세워졌고 여대가 유지되는 이유 또한 거기에서부터 나오고 있는 것인데, 오히려 그런 여대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지 못하고 성소수자에 대해 차별적인 언행을 보여주는 것은 자기파괴의 모순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합격한 트랜스젠더 여성분의 인터뷰를 보면 최근 성전환을 한 부사관이 전역 명령을 받는 사건을 보면서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번 사건이 이렇게 기사까지 나올 정도였으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에 대한 논란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걸 짐작해볼 수 있는데, 그저 이 분이 상처받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랄 뿐이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들과 혐오 표현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며칠 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와 중국인 혐오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고, 또 강제로 전역당한 성전환 육군 부사관에 대해서도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이번 글도 같은 범주안에 포함될 듯하다. 그래도 숙명여대 졸업생 분들이 이 합격생의 입학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하는데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회가 혼자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이와 더불어 나의 성공, 나의 성과가 사회적, 구조적 환경으로부터 동떨어진 순수한 노력의 결정체라는 자만심은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 두 현상의 결과는 결국 사회적 소수자의 배제와 차별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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