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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보는 이야기들

#짧은비평_"젊은이들은 그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많이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 관영신문의 의견

by Major Tom 2019. 8. 20.

홍콩에서의 민주화 시위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측으로) 범죄인 인도 조항에 대한 철폐를 요구하며 시작된 홍콩 시위는 경찰의 최루탄에 실명 위기에 처한 한 시위대측 여성에 대한 이야기와 홍콩 정부 측의 각종 백색테러, 그리고 당장이라도 홍콩으로 쳐들어오려는 중국 군대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최근에는 공항까지 점령하며 계속해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홍콩 국제공항을 점령중인 시위대의 모습

최근 중국어를 공부하게 되면서 우연히 중국 중앙 텔레비전(CCTV)의 신문 기사를 하나 접하게 되었다. 기사 제목은 

"香港法律界人士强烈谴责机场暴力事件"

= "홍콩 법률가들이 (시위대의) 공항에서의 폭력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비난하다" 이다. 

기사 제목에서부터 중국 정부의 입장이 강하게 드러나는 듯하다. 홍콩 시위에 대해서 모른 채 기사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이 기사가 폭력에 반대하는, 당연히 맞는 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교활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일단 "홍콩 법률가들"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중국 정부의 입장이 아니라 같은 홍콩 사람들이 하는 얘기인 것처럼 제목을 뽑았고, '법률가들' 이라는 엘리트 집단의 의견임을 밝혀 그 의견의 정당성을 높혔다. 

본문으로 들어가보자. 본문에서는 시위대의 공항 점거가 승객 탑승 방해, 경찰 습격, 불법 구금, 내지(중국) 기자와 관광객에 대한 폭행으로 이미 여러 ''을 어겼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복수의 법률인'들의 의견을 빌려 "폭력행위가 절대 받아들여질 수 없으며 홍콩의 법치의 핵심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위 참여자들과 '불법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폭력 행위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청년들은  위법 범죄의 결과를 깨닫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며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이 고려하라"고 '법률인'들이 말하는 것으로 끝난다. 

마지막 문장을 보면 거의 관영 신문 이름을 빌려 홍콩 청년들에게 직접적으로 협박한 것이나 다름없다. 청년들에게 위법 행위의 결과를 조심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신중하게 행동하라는 말은 확실히 위협적이다. 기사 전체적으로 시위대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나 폭력 행위에 대한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대중들의 의견을 묻기보다는 시위대가 '불법적'인 행위들을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복수의 법률인'은 실재로 존재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경찰의 불법적인 시위 방해와 백색 테러, 그리고 최루탄으로 시민을 직접 겨냥한 것과 같은 경찰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일체 말을 하고 있지 않다. 확실히 불균형적이다.

며칠 전에 책에서 표현의 자유를 진정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소수자들의 의견을 더 많이 실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본적이 있다. 왜냐하면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언론이라는 수단에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입장 표명을 하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 그리고 소수자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에 비해 권력자들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훨씬 더 큰 신뢰도를 가진다. 아이러니하게도 거짓말은 정치권에서 더 많이 나오는 것인데도 말이다. 이 홍콩 시위 관련 기사가 딱 이런 모양새다. 

진실은 아무리 감추려고 해도 드러나는 법이다. 폭력 행위는 물론 지양되어야하지만, 민주화 시위 전체를 왜곡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모두 문제의 핵심이 '공항에서의 다툼'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http://news.cctv.com/m/a/index.shtml?spm=C94212.PONCd0kB5oMg.EN7B2n6ZjMRP.12&id=ARTIcclmWQc2AVwXCcMtAobk19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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