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보는 이야기들127 자기의 이유/자유- 타인의 논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찾는 것 (조정래 <태백산맥> 中/신영복 <담론> 中) 조정래 선생님의 대하소설 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11월 초순으로 접어들면서 이상한 변화가 일어났다. 까마귀떼가 하늘을 덮기 시작한 것이다…사람들은 그 검은 새떼가 갈숲으로 내려앉는 것을 보며 진저리를 쳤다. “저눔에 것덜이 필시 피냄새럴 맡은 모냥이구만.” “금메 말이시, 본시 시체 뜯어묵고 사는 저승새라고 안 허등가” “저눔의 까마구는 까치허고는 달리 흉조는 흉조여 …”” 전라도 사투리를 정말 현장감 있게 담아내고 있는 조정래 선생님의 뛰어난 글솜씨도 볼거리 중 하나이지만 오늘 주목할 것은 까마귀가 부정적 의미를 담은 새라고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중 이 문장이 나오는 챕터에서는 산속에 숨어있던 좌익 세력들이 동무를 말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읍내를 잠입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2019. 11. 15. 대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영복, <담론> 中) 대학은 20세기 민주화를 외치는 중심 세력으로 자리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대학 내의 학생 사회는 민주화 운동의 최전선에서 독재를 향한 투쟁을 끊임없이 해 왔습니다. 대학은 흔히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불립니다. 권력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롭고 하고 자본의 이해관계로부터 분리되어 있으며 오직 진리와 사회 정의를 추구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의 공간임을 지향해 왔습니다. 하지만 88년 민주화 이후 대학은 점차 상아탑으로서의 가치를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재정난을 이유로 경제적 가치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의 학과, 특히 인문학을 다루는 많은 학과는 통폐합하고, 등록금을 높이고 명분도 없는 입학금을 꾸준히 챙겨왔으며 무분별한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학위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2019. 11. 15. <칼럼> 범죄자 인권과 피해자 인권은 동시에 보장될 수 있는 것일까? 범죄자 인권을 보장하면 피해자 인권이 침해될까? 피해자 인권을 보장하면 범죄자 인권이 침해될까? 언뜻 생각했을 때에는 범죄자에게 처벌을 약하게 하면 피해자 인권이 침해되는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 형법 체계에서는 범죄자 인권과 피해자 인권은 아예 다른 이야기이다. 애초에 범죄자 인권과 피해자 인권이 한 쪽이 이기면 한 쪽이 지는 제로섬의 관계가 아니라 독립적인 것이다. 왜 독립적인 것인지 현대 형법 체계의 구성을 간단히 살펴보며 알아보도록 하겠다. 사회계약설을 중심으로 탄생한 근대 이성법 체계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권리를 국가에 양도하고 국가는 개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가정한다. 국가에게 힘을 양도하기 이전에는 복수와 마녀사냥이 창궐하는, 더 강한 사람이 쉽게 우위를.. 2019. 11. 10. 복면금지법(Anti-mask law)에 대한 모든 것:: 홍콩 복면금지법 제정에 대한 고찰 홍콩에서의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에게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에 반대해서 일어났던 시위가 지금은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와 ‘송환법’의 완전 폐지, 그리고 행정장관 직선제를 내세우며 지속되고 있다. 특히 홍콩 시위자들은 경찰의 탄압과 중국의 위협에 맞서 신분을 숨기기 위해 검은 복면을 착용하고 시위를 진행해 왔다. 이에 대해 캐리 람 행정장관은 10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5일 0시부터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을 이용해 ‘복면금지법’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복면금지법(Anti-Mask Law)’은 모든 공공집회나 시위에서 마스크, 가면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법으로, 이를 위반할 시 최고 1년 징역 혹은 약 2만 5000.. 2019. 10. 24.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3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