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쎄이80 #33번째 순간_제주 사계해변 사계 해변을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카멜리아 힐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매우 더운 7월의 하루였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 근처를 돌아다닐 생각조차 안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주도의 하염없는 배차간격은 나로 하여금 강제로라도 주변을 둘러보게 만들었고 나는 바로 앞에 있는 방파제 위에 올라가 바다를 보게 되었다. 등대가 하나 보이더라. 날씨가 흐려서 등대를 보는 배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등대는 그냥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원래는 잠수함을 탈 수 있는 곳인가보다. 하지만 그날은 휴일이라서 잠수함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날에는 밖에 있는 것보다 물 속에 있는 게 더 잘 보일 것이다. 등대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지만 등대를 스쳐간 사람들은 다 다른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나는 무슨 생각을 했냐고?.. 2019. 8. 25. #32번째 순간_ 원효대교 밤 사진이 항상 찍기 힘들더라. 빛이 거의 없어서 조금만 숨을 잘못 쉬어도 사진이 흔들려서 선명한 사진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 사실 밤에 찍을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 중 다리는 밤에 찍기 딱 좋다. 조명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2000년대 말, 2008년쯤이었나? 원효대교는 영화 '괴물'로 유명세를 탄 곳이다. 사실 한강 다리 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볼품없는 다리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보니 또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도 한강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날씨가 좋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옛날에 한강에서 가만히 앉아 있던 적 있었는데 우연히 누군가가 색소폰을 불고 있었다. 그 소리가 참 좋았던 것 같다. 연애를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그 때의 결정은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다... 2019. 8. 19. #31번째 순간- 옹기들 제주도에 갔을 무렵, 우리는 차가 없어서 열심히 발로 돌아다녔다. 버스를 갈아타고 또 갈아타고. 버스 타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타는 시간보다 더 길다. 한 버스에서 내리고 천천히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무거운 짐을 이끌고 또 다른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정류장 옆에는 돌담이 있었고 그 위에는 옹기들이 잔뜩 올려져 있었다. 특이한 것은 그 옹기들이 모두 깨져 있었다는 것이다. 깨진 옹기 안에는 꽃과 풀이 심어져 있었다. 깨어진 옹기는 커다란 화분이 된 것이다. 2019. 8. 17. #29, 30번째 순간 - 천제연폭포 (+천제연폭포 소개) 제주도 중문 지역에는 천제연 폭포가 있다. 천지연 폭포와 헷갈릴 수 있는데, 천지연 폭포는 서귀포시쪽에 더 가깝게 위치해 있다. 24세까지 청소년으로 인정해주는 엄청난 혜택 덕분에 성인이 아닌 청소년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 있었다(1500원 정도였던 것 같다). 입장하기 전 택시기사 아저씨가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 폭포가 내리지 않을 거라는 비웃음 섞인 말을 하고 가셔서 살짝 불안했지만 다행히 천제연 폭포에는 보기에 충분한 물이 있었다. 천제연 폭포는 3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29번째 순간' 사진으로 찍은 천제연 제1폭포는 아주 맑은 물이 기괴한 모양의 바위와 함께 절경을 이루었다. 갔을 때는 그냥 보기에도 예뻐서 인식하지 못했는데 제 1폭포로 떨어지는 물이 없는 걸로 보아 택시기사 아저.. 2019. 7. 21. 이전 1 ··· 15 16 17 18 19 20 다음